안녕하세요. 저는 작년 10월 중순부터
Chester 님과 함께 TNC 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CK (김창원) 입니다. 사실 이올린을 포함해서 이번
TNC 의 제반 웹사이트 개편을 제가 진행했는데요. 이올린 개편 후 다소 비판적인 의견을 표출해 주신 유저분들이 계셔서, 이올린 관련한 제 생각을 그냥 편하게 말씀 드리려 합니다.
물론 이 블로그는 각종 공지사항 등 이올린 공식 블로그로 사용되며, 따라서 어느 한 개인의 목소리가 담기면 기존에 사용되던 "공식 블로그" 로써의 톤을 흐리는 결과도 우려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그라는 채널이 가장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중 하나" 라는 믿음을 갖고 편하게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곳이 이올린 공식 블로그지만 게스트 블로거가 한 명 참여하여 글 하나 쓴다,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올린 = 네이버 실시간 인기 검색어?이번 개편을 통해 제가 다시 한번 얻은 교훈이 있는데요. 그건 웹 서비스에서 첫화면 (front page) 이 유저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정말로 크다라는 점입니다. 이번 이올린 개편 후 첫화면에 추천글이 배치되자 이를 통해 일부 유저들께서 "이올린이 지향하는 핵심 가치가 네이버 실시간 인기검색어의 그것과 유사해 져버렸구나" 라는 인상을 받으셨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희가 이번 이올린 개편을 통해서 담아내려고 했던 가치들은 정작 다른 부분이 더 컸는데도, 추천글이라는 부분이 첫페이지에 배치된지라 매우 강렬하게(?) 다가갔던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을 우려하시는 것 같습니다. 앞서 "네이버 실시간 인기검색어" 를 언급했는데요. 사실 네이버가 비판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네이버가 너무나 효율적이고 "잘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인의 순간순간의 집단 지성을 너무도 잘 파악해 내서, 그것을 온라인으로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기제가 너무도 잘 형성되어 있는 거죠. 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여과없이 그 결과를 받아들여서 다른 관심사를 훑어볼 여유도 없이 대중이 이미 선정해 놓은 키워드에 빨려 들어가는 것, 그것이 아마 비판의 대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하철 무가지와 마찬가지로, 네이버 실시간 인기검색어는 4천만 대한민국 네티즌을 상당히 동질화시켜가는 부작용이 있다는 거죠. (요새 직장에서 점심시간의 화제가 거의 동일하죠? 심지어 어떤 분이 침튀기며 열변을 토하는 내용을 가만히 들어보면, 나도 아침에 지하철 무가지에서 읽었던 내용일 때도 많죠^^)
이러한 우려가 존재하는 가운데, 개편된 이올린 역시 이와 비슷해져 가는 것 아니냐, 즉 어찌어찌 해서 초기에 인기를 획득한 글은 전면에 뜸으로써 더 큰 인기를 얻어가도록 하고, 나머지 글들은 주목을 받을 기회를 그다지 받지 못함으로써 좋은 글이었다고 할지라도 묻혀 버리고 마는 것, 그것이 주된 걱정의 내용인듯 싶습니다.
개편의 핵심 취지: 사람과 정보가 더 잘 보이게 하자그럼 이쯤에서 도대체 왜 이올린 추천글이 이올린의 전면부에 배치되도록 기획되었는지를 잠시 부연 설명하겠습니다.
이번 이올린 개편의 핵심 취지는
"사람과 정보가 더 잘 보이도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사람 즉 블로거가 더 "잘 보이도록" 했습니다. 이는 실명을 강조하자는 것이 아니라, 블로거의 아이덴티티가 보다 잘 표출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방문자들이 해당 블로거를 보다 빠르고 정확히 이해하고 나아가 블로거들끼리의 커뮤니티도 형성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이때 아이덴티티는 실제 아이덴티티이든, 블로거가 선택한 가상의 아이덴티티든 그건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래서 로그인도 도입하고, 프로필 등록도 도입하고, 이웃추가도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정보들은 자신의 블로그 스킨에 예쁘게 얹힐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올린 태터 플러그인이 곧 나옵니다. 단, 사이드바 기능을 지원하는 스킨만 사용 가능합니다.)
두번째로 정보가 더 잘 보이도록 했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루에도 블로그에는 수천개씩의 좋은 글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는 곧 24시간 내내 이올린 사이트만을 계속 보고 있지 않는 한 너무 좋은 글들이 휙휙 제 옆을 지나가고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게 너무 아까웠습니다.
좀더 복잡한 말로 하자면, 정보 수용의 방법론에는 모든 컨텐츠를 브라우징 하는 소위 "리버 오브 뉴스 (River of news)" 방식만이 있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는 24시간 내내 이올린만 보고 있지 못하더라도, 언제든지 이올린에 들어가면 해당 시점 전후에서 의미있는 블로그 글들의 목록을 보여주기 원했던 거죠.
이의 좋은 예로
테크밈이 있습니다. 언제든 테크밈에 들어가면 5분 이내에 IT 분야에서 일어나는 굵직한 사건들과, 이에 대한 다양한 블로거들의 의견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테크밈은 알고리즘에 의해서 돌아가는 사이트고, 저희는 이러한 알고리즘을 (아직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Digg 의 방식을 고려했습니다.
Digg 은 "모든 뉴스의 미래다" 라고 극찬도 받고 있지만, 문제점들도 갖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낚시성 글의 출현인데, 벌써부터 이올린에도 추천글에 한번 올라보려고 낚시성 글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이런 글은 관리자 뿐 아니라 이올린 커뮤니티가 힘을 합쳐 솎아내야 합니다. 혹자는 "므흣한 컨텐츠도 나름의 컨텐츠인데 왜 없애려 하느냐" 고 반론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만일 여러분들이 식당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 바지를 벗는다든지 술에 취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면 "저들도 나름대로 손님인데..." 라고 가만히 계시진 않을 겁니다.
이올린 추천글은 단순히 유저 추천수 뿐 아니라 북마크, 조회수, 댓글/트랙백 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산정됩니다. 추후 이올린 추천글 산정 로직은 보다 정교하게 발전될 것입니다.
앞으로의 발전들 아무튼 이올린 추천글을 첫화면에 배치한 것은 좋은 글들이 그냥 지나가 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리고 언제든 이올린을 방문하면 그 시점에서의 주목할 만한 컨텐츠가 무엇인지 5분 안에 보여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를 통해 "사람과 정보가 더 잘 보이도록" 하는 게 의도였습니다.
단, 향후 원하는 유저는 실시간 글을 중심으로 컨텐츠를 열람할 수 있도록 옵션을 부여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 보겠습니다. 예전 사이트를 특정 URL 에서 클래식 버전으로 운영하는 방법이나, 이올린 메인페이지에서 뷰잉 옵션을 조절하는 방법 등이 있을 듯합니다. 물론 현재도 이올린 탑 메뉴에서 "포스트" 를 누르시면 예전 이올린과 포맷이 거의 동일한 사이트가 나옵니다. 그러나 사이트에서 한 번의 추가 클릭을 요구하는 것도 꽤 큰 부탁인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eolin.com/post 를 북마크 해서 그쪽으로 바로 들어가시는 방법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이올린과 블로그와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블로그를 가장 쓰고 싶을 때 중 하나는 다른 좋은 블로그 글을 보았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올린에서 좋은 글이 발견되고, 이를 바탕으로 태터 블로그에서 또다른 좋은 글이 새로 씌여지는 선순환 고리를 창출하기 희망합니다. 아울러 내가 쓴 글, 내가 관심을 가진 글에 대해서 관련을 가진 다른 유저들을 발견하고 그들이 추천하거나 북마크한 다른 글도 보고, 그들과 이웃도 맺는 등의 활동이 확대되기 역시 희망합니다.
아마 이올린 태터 플러그인이 배포되면 현재 우려하시는 "일부 컨텐츠에만 주목이 집중됨으로써 추천과 북마크를 더욱 집중해서 받는다" 는 문제가 좀더 해소되지 않을까 합니다. 현재는 북마크나 추천을 하는 곳이 이올린 웹사이트 뿐이어서 아무래도 기존에 점수를 많이 받은 컨텐츠에 주목이 쏠릴 가능성이 크지만, 플러그인 배포 후에는 북마크나 추천이 수많은 개별 블로그 단에서 동일하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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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길어졌습니다. 용서하시구요^^. 내일부터 날씨가 며칠간 춥다고 합니다.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의견은 언제나 대환영입니다. -- CK 드림